사찰음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왜 마늘과 파를 안 쓰나요?"라는 질문이다. 흔히 오신채(五辛菜)라 불리는 다섯 가지 자극적인 채소를 사찰음식에서는 철저히 배제하는데, 여기에는 단순한 금기를 넘어 나름의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
오신채란 정확히 무엇일까
오신채는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향신료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양파로 대체해 설명되기도 한다) 다섯 가지를 가리킨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특유의 강한 냄새와 자극적인 맛을 내는 채소로, 불교 경전인 능엄경에서는 이 다섯 가지를 익혀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일어나고, 날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이 커진다고 설명하며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보았다. 즉 단순히 맛이나 냄새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관점에서 피해야 할 음식으로 여겨진 것이다.
자극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다
오신채를 빼면 음식이 밋밋해질 것 같지만, 사찰음식은 오히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된장, 간장, 소금 등 발효 장류를 기본으로 감칠맛을 내고, 표고버섯이나 다시마 같은 재료로 깊은 국물 맛을 우려낸다. 여기에 참기름, 들기름 같은 향긋한 기름을 더해 풍미를 살리는데, 이런 방식이 오히려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최근에는 건강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스님들만의 음식이 아닌 이유
흥미로운 점은 오신채를 피하는 식습관이 비단 불교 수행자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극적인 향신료 없이도 충분히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건강한 식단을 찾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사찰음식이 하나의 대안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여러 사찰에서 운영하는 사찰음식 체험관이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서도 이런 음식을 직접 맛보고 배우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집에서도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
오신채 없이 요리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우선 평소 요리에서 마늘과 파의 양을 조금씩 줄여가며 된장이나 들기름 같은 재료로 감칠맛을 보완하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나물 무침이나 된장국처럼 비교적 간단한 음식부터 시도해보면, 생각보다 자극적인 향신료 없이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된다.
비우는 것에서 오히려 더 깊은 맛을 찾아내는 지혜, 그것이 사찰음식이 오랜 세월 지켜온 철학이자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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