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여행 책자를 펼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두 이름, 불국사와 석굴암. 근데 말이죠, 저도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새삼 느낀 게, 이 두 곳이 그냥 "오래된 절"이 아니라 신라 사람들이 통째로 쏟아부은 기술과 신앙의 결정체더라고요. 아직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다음 여행지 1순위로 더 확실해지는 느낌입니다.
한 사람이 평생을 바쳐 지은 절
불국사와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751년),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짓기 시작해 혜공왕 10년(774년)에 완공되었다고 전해져요. 무려 23년이 걸린 대역사였던 셈이죠. 재미있는 건 두 곳을 같은 사람이 같은 시기에 함께 지었다는 점인데, 불국사는 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 지었다는 설화가 함께 전해진다고 합니다. 하… 이 이야기 들으니까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효심이 그대로 돌에 새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불국사, 돌 위에 세운 부처의 나라
불국사(佛國寺)라는 이름 자체가 '부처님의 나라'라는 뜻이에요. 청운교·백운교를 올라야 만날 수 있는 자하문, 그 앞마당에 나란히 선 다보탑과 석가탑까지, 걷는 동선 하나하나가 세속에서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는 과정을 그대로 설계해놓은 거라고 해요. 특히 다보탑은 복잡하고 화려한 조형미로, 석가탑은 간결하고 단정한 비례미로 유명한데, 이 두 탑이 나란히 마주 보고 서 있는 구도 자체가 불교 경전 속 이야기를 건축으로 옮겨놓은 거라고 하니, 왜 "국보 7점을 보유한 사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알 것 같아요.
석굴암, 돌로 쌓은 인공 동굴의 기적
불국사에서 토함산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만나는 석굴암은 더 놀라워요. 자연 동굴이 아니라 화강암 360여 개를 하나하나 쌓아 올려 만든 인공 석굴이라는 거, 아시죠 그 느낌? 둥근 천장(궁륭 구조)을 돌만으로 쌓아 올린 기술은 지금 기준으로 봐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고 평가받는다고 해요. 그 안에 자리한 본존불은 고요한 표정으로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데, 이 방향 하나도 우연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 아래 배치된 거라고 하니, 그 시절 기술력에 그냥 입이 떡 벌어집니다.
세계가 인정한 가치, 유네스코 등재
불국사와 석굴암은 1995년 12월, 우리나라에서 해인사 장경판전·종묘와 함께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어요. 유네스코는 이 두 곳을 두고 "불교 교리를 건축 공간에 구현한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고 하는데, 이 한 문장 안에 신라 사람들의 신앙과 기술, 미학이 전부 압축되어 있는 셈이죠.
| 구분 | 불국사 | 석굴암 |
|---|---|---|
| 창건 | 751년(경덕왕 10년) 김대성 | 751년 착공, 774년 완공 |
| 원래 이름 | - | 석불사(石佛寺) |
| 핵심 볼거리 | 다보탑, 석가탑, 청운교·백운교 | 본존불, 둥근 천장 구조 |
| 유네스코 등재 | 1995년 12월, 공동 등재 | |
가서 꼭 확인하고 싶은 것
자료를 찾다 보니 궁금한 게 하나 더 생겼어요. 불국사 앞마당 발굴 조사에서 연못 터와 기와 조각이 나왔다는 기록이 있던데, 지금 눈에 보이는 모습 아래 또 다른 시간의 흔적이 깔려 있다는 거잖아요. 직접 가면 안내판을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저만 이런가요, 이렇게 자료로 먼저 알고 가면 같은 곳을 봐도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천 년도 더 된 돌덩이 하나하나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기술이 담겨 있다니, 직접 두 눈으로 마주할 그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버킷리스트 1순위, 역시 괜히 1순위가 아니었네요.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