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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사리암 새해 첫날 새벽 4시 출발 후기, 주차 대기·1시간 줄·쌀 공양 준비법

매년 1월 1일이 되면 저희 가족은 저까지 다섯 명이 함께 청도 사리암에 올라가요. 그런데 처음 가는 분들은 아마 세 군데서 당황하실 거예요. 주차장에서 한 번, 첫 오르막에서 한 번, 그리고 올라가서 줄을 보고 한 번요. 근데 말이죠, 저는 이 세 가지를 몰랐다면 정말 고생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해마다 다녀온 제 경험으로 처음 가는 분이 덜 헤매도록 정리해볼게요. 새벽 4시에 출발했는데도 차가 많았어요 부산 기준으로 집에서 새벽 4시쯤 출발해서 5시 조금 넘어 도착했어요. 이 정도면 꽤 일찍 간 거라고 생각했는데도 차가 많아서 꽤 놀랐어요. 새해 첫날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요즘 얘기를 들어보면 수능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온다고 해요. 이건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들은 이야기예요. 어쨌든 처음 가는 분이라면 "이 시간에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싶을 수 있어서 미리 말씀드려요. 운문사에서 사리암으로 들어가는 길, 소나무 터널과 외길 운문사에서 사리암 쪽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양쪽으로 소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어요. 소나무 터널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 길이 참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그 길을 조금 가다 보면, 아참, 이 길은 외길이에요. 일반 차 도로 같은 길이 아니에요. 그 길을 따라가면 사리암 주차장에 도착하게 돼요. 사리암 주차장은 한 대 빠지면 한 대 들어가요 처음 가는 분이 제일 먼저 부딪히는 게 주차예요. 사리암 주차장은 주차 대수가 정해져 있어서, 한 대가 빠지면 한 대가 들어가는 식이에요. 저도 꽤 오래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하… 이미 새벽부터 움직여서 졸린데, 차례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어요. 그러니 시간 여유를 넉넉하게 잡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첫 오르막이 제일 힘들고, 다음날 다리가 아파요 주차를 하고 나면 이제 오르막이 시작돼요. 첫 오르막은 경사가 꽤 있어요. 완전 가파르다는 말이 딱 맞아요. 저처럼 평소에 운동을 하나도 안 하는 사람들은 사리암에 ...

청도 사리암 새해 첫날 새벽 4시 출발 후기, 주차 대기·1시간 줄·쌀 공양 준비법

매년 1월 1일이 되면 저희 가족은 저까지 다섯 명이 함께 청도 사리암에 올라가요. 그런데 처음 가는 분들은 아마 세 군데서 당황하실 거예요. 주차장에서 한 번, 첫 오르막에서 한 번, 그리고 올라가서 줄을 보고 한 번요. 근데 말이죠, 저는 이 세 가지를 몰랐다면 정말 고생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해마다 다녀온 제 경험으로 처음 가는 분이 덜 헤매도록 정리해볼게요. 새벽 4시에 출발했는데도 차가 많았어요 부산 기준으로 집에서 새벽 4시쯤 출발해서 5시 조금 넘어 도착했어요. 이 정도면 꽤 일찍 간 거라고 생각했는데도 차가 많아서 꽤 놀랐어요. 새해 첫날이라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요즘 얘기를 들어보면 수능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온다고 해요. 이건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들은 이야기예요. 어쨌든 처음 가는 분이라면 "이 시간에 이렇게 사람이 많다고?" 싶을 수 있어서 미리 말씀드려요. 운문사에서 사리암으로 들어가는 길, 소나무 터널과 외길 운문사에서 사리암 쪽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양쪽으로 소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어요. 소나무 터널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 길이 참 인상적이에요. 그리고 그 길을 조금 가다 보면, 아참, 이 길은 외길이에요. 일반 차 도로 같은 길이 아니에요. 그 길을 따라가면 사리암 주차장에 도착하게 돼요. 사리암 주차장은 한 대 빠지면 한 대 들어가요 처음 가는 분이 제일 먼저 부딪히는 게 주차예요. 사리암 주차장은 주차 대수가 정해져 있어서, 한 대가 빠지면 한 대가 들어가는 식이에요. 저도 꽤 오래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하… 이미 새벽부터 움직여서 졸린데, 차례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참 길게 느껴졌어요. 그러니 시간 여유를 넉넉하게 잡고 가시는 걸 추천해요. 첫 오르막이 제일 힘들고, 다음날 다리가 아파요 주차를 하고 나면 이제 오르막이 시작돼요. 첫 오르막은 경사가 꽤 있어요. 완전 가파르다는 말이 딱 맞아요. 저처럼 평소에 운동을 하나도 안 하는 사람들은 사리암에 ...

구례 사성암 방문 후기, 셔틀버스 타고도 또 오르막, 힘들어서 더 기억에 남은 소원 도량

9월 초,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갔을 때 당일치기로 다녀온 곳이 구례 사성암이에요. 지금까지 사찰 이야기를 자료 위주로 많이 써왔는데, 이번엔 제가 직접 다녀온 이야기예요. 근데 말이죠, 사성암은 한마디로 "힘들었는데 올라가길 잘했다"는 말로 정리되는 곳이었어요. 그 이야기를 처음부터 풀어볼게요. 주차장에 차를 대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요 사성암은 차로 바로 올라가는 곳이 아니었어요. 저는 주차장에 주차를 한 다음 셔틀버스(마을버스)를 타고 올라갔어요. 왕복으로 표를 사서 탔던 기억이 나요. 당일치기였고, 제가 갔을 때 기준으로 하행 막차는 오후 5시 30분이었어요. 셔틀버스 말고도 택시를 개인적으로 잡아서 올라가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이용해보지 않아서 비용은 잘 모르겠어요. 자료를 찾아보니 사성암 주차장이 좁아서, 아래 마을 매표소 쪽에 주차하고 마을버스를 타거나 왕복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었어요. 올라가는 길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건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어요. 구불구불, 살짝 아찔했던 셔틀버스 길 셔틀버스가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굉장히 높았고 구불구불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살짝 아찔한 느낌도 들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높이가 점점 올라가는 게 느껴지는데, 그 길을 아이들과 함께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더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아시죠, 그 느낌?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가는 버스에서 괜히 손잡이를 꼭 잡게 되는 그 느낌이요. 셔틀버스를 내리면 바로 사성암일 줄 알았는데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사성암이 나올 줄 알았어요. 근데 그건 아니었어요. 그때부터 또 시작이었어요. 굉장히 급경사 길을 걸어서 올라가야 했거든요. 저처럼 운동을 거의 안 하는 저질체력인 사람은 정말 힘들더라고요. 하… 지금 생각해도 그 오르막은 쉽게 잊히지 않아요.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왔으니 다 올라온 줄 알았는데, 사실은 절반이었던 셈이죠. 사성암 가는 방법, 한눈에 정리 제가 다녀온 방법과 자료에서 확인한 정...

수덕사 방문 후기, 통도사와 닮은 듯 더 간결했던 국보 대웅전의 고요한 위엄

  7월에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갔을 때 다녀온 곳이 수덕사예요.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엄마와 함께 들러보게 됐어요. 지금까지 사찰 이야기를 자료 위주로 많이 써왔는데, 이번엔 제가 직접 다녀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솔직히 말하면 기억이 전부 또렷하진 않아요. 그래도 사진도 남아 있고, 마음에 남은 인상이 분명해서 그 기억을 먼저 풀어놓고 자료로 확인한 내용을 덧붙여볼게요. 수덕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더위 굉장히 더운 여름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수덕사를 떠올리면 더웠던 기억이 제일 먼저 올라와요. 경내를 구석구석 여유 있게 눈에 담았다고는 못 하겠어요. 그래도 그 더위 속에서 또렷하게 남은 인상이 있고, 사진을 다시 꺼내보니 그때 느낌이 조금씩 되살아나더라고요. 소박한데 위엄이 느껴지던 첫인상 수덕사는 화려한 절이 아니었어요. 눈이 확 돌아가는 장식이나 알록달록한 색은 없었고, 전체적으로 고요하고 정돈된 분위기였어요. 소박하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데, 이상하게 그 소박함에서 위엄이 느껴졌어요. 꾸미지 않았는데도 가볍지 않은 느낌, 아시죠 그 느낌? 대웅전과 그 앞의 큰 나무 경내 가운데 자리한 대웅전 앞에 섰을 때는 아우라 같은 게 느껴졌어요. 그냥 오래된 건물이라서가 아니라, 가만히 서 있는데도 눈길이 붙잡히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대웅전 앞에는 큰 나무가 있었어요. 사진을 다시 찾아보면서 확실히 기억났는데, 화려한 장식이 없는 건물 옆에 큰 나무가 서 있으니까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처럼 느껴졌어요. 건물과 나무가 서로 경쟁하지 않고 나란히 있는 느낌이 참 좋았어요. 통도사, 삼광사와 비교해보면 저는 통도사를 자주 가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수덕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부산에 있는 삼광사는 가보면 굉장히 화려한 느낌이 들어요. 반대로 통도사는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이고, 영축산에 폭 싸여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근데 수덕사도 그랬어요. 아니, 통도사보다 더 간...

스님은 어떻게 하루를 보낼까, 사찰의 일과표

템플스테이 하루만 해봐도 새벽에 일어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실감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스님들은 그 하루를 평생, 매일 반복하신다는 거죠. 근데 말이죠, 이번에 일과표를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새벽 3시에 일어나서 밤 9시에 눕는 이 일정이 "힘든 고행"이라기보다, 하루 전체가 하나의 수행으로 촘촘하게 짜인 설계도에 가깝다는 거예요. 하루의 시작은 새벽 3시, 목탁 소리와 함께 사찰의 하루는 보통 새벽 3시에서 3시 반 사이에 시작돼요. 월정사처럼 목탁 소리로 하루를 여는 곳이 있고, 도량을 돌며 목탁을 치는 '도량석'으로 잠든 산사를 깨우는 곳도 있죠. 옛 어른들 말로 하늘은 자시(밤 11시~1시)에 열리고, 땅은 축시(1시~3시)에 풀리고, 사람은 인시(3시~5시)에 깨어난다고 하는데, 그 인시에 맞춰 하루를 여는 셈이에요. 이어서 새벽 예불이 올려지고, 그 뒤로 108배와 참선이 이어지기도 해요. 하… 눈 뜨자마자 몸을 낮추는 절을 하는 하루의 시작이라니, 첫 동작부터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눈에 보는 사찰의 하루 일과표 사찰마다, 또 수행 과정마다 시간은 조금씩 달라요. 아래 표는 월정사 단기출가 프로그램 일과를 참고해서 정리한 예시라, 스님들의 실제 일과도 큰 틀은 비슷하지만 도량과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은 감안하고 봐주세요. 시간대 일과 새벽 3시 30분~4시 기상 및 세면 새벽 4시~4시 30분 새벽 예불 새벽 4시 30분~5시 30분 108배, 입선(좌선) 오전 6시~6시 30분 아침 발우공양 오전 6시 30분~7시 도량 청소(운력) 오전 중 경전 공부·강의, 사시예불(9시 반~11시 반 사이) 낮 11시~12시 점심 공양 오후 경전 읽기, 사경, 특강 오후 5시~6시 저녁 공양 오후 6시 10분~7시 저녁 예불 저녁 7시~8시 참선 저녁 9시 취침 하루 세 번, 예불로 시간을 나눈다 사찰의 하루는...

법당 외벽에 그려진 이야기, 사찰 벽화 속 불교 설화

  사찰 대웅전 앞에 서면 불상이나 탑에 눈이 먼저 가죠. 그런데 말이죠, 한 발짝만 물러나서 법당 바깥벽을 쭉 훑어보면 소를 끌고 가는 사람, 갓난아기를 안은 왕비, 성문을 나서는 왕자 같은 장면들이 줄줄이 그려져 있는 걸 발견하게 돼요. 처음엔 그냥 예쁜 그림이겠거니 했는데, 하나하나 알고 보니 글을 몰라도 읽을 수 있게 만든 '그림으로 된 경전'이더라고요. 왜 굳이 벽에 그림을 그렸을까 사찰 벽화는 건물의 안팎에 그린 그림으로, 건축과 회화가 만난 하나의 장르라고 볼 수 있어요. 옛날에는 경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일생이나 가르침을 그림으로 풀어서 신도들을 가르치는 데 벽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어요.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로는 고려시대 부석사 조사당 벽화가 꼽히는데, 앞서 소개했던 부석사에 이런 그림이 함께 전해진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더라고요. 말하자면 벽화는 법당이 들려주는 만화책 같은 존재였던 셈이에요. 벽화 속 대표 이야기 두 가지 사찰 벽화에서 가장 자주 만나게 되는 주제는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석가모니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압축한 '팔상도', 다른 하나는 참선 수행의 과정을 소와 목동에 빗대어 표현한 '심우도'랍니다. 둘 다 법당 외벽에 나란히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서, 한 바퀴 돌아보기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돼요. 아래 표에서 두 그림의 차이를 먼저 정리해드릴게요. 구분 팔상도 심우도 다루는 내용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 참선 수행의 단계적 과정 장면 수 여덟 장면 열 장면 등장 인물 부처님, 왕, 왕비, 제자들 목동과 소 전하는 메시지 깨달음에 이르는 삶의 여정 잃어버린 본래 마음을 되찾는 길 주로 그려지는 곳 법당 외벽 대웅전 외벽 등 팔상도,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컷으로 팔상도는 석가모니가 하늘에서 내려와 태어나고, 세상의 고통을 목격하고, 성을 넘어 출가하고, 수행 끝에 마귀를 물리치고 깨달음...

사천왕 다음으로 무서운 그림, 명부전 시왕도

  사찰을 다니다 보면 대웅전은 환하고 포근한데, 한쪽에 자리한 작은 전각 앞에서 괜히 걸음이 느려질 때가 있어요. 문을 열면 어둑한 실내에 근엄한 표정의 왕들이 줄지어 앉아 있고, 벽에는 지옥 장면 같은 그림이 걸려 있는 곳이요. 바로 명부전이에요. 근데 말이죠, 이곳을 "무서운 곳"이라고만 알고 지나치기엔 담긴 이야기가 너무 깊더라고요.   명부전, 저승을 상징하는 전각 명부전(冥府殿)은 사찰 안에서 저승, 즉 죽은 이가 가는 세계를 상징하는 건물이에요. 안에서 죽은 자를 심판하는 열 명의 왕, '시왕(十王)'을 모시기 때문에 시왕전이라고도 부르고, 주불로 지장보살을 모시기 때문에 지장전이라고도 부른답니다. 법당 안에는 지장보살을 한가운데 두고 양옆에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서 있고, 그 좌우로 시왕상이 줄지어 있어요. 시왕 앞에는 시중을 드는 동자상, 판관과 녹사 같은 저승 관리들, 입구를 지키는 장군상까지 모두 합쳐 스물아홉 구에 가까운 존상이 모셔지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작은 방 하나에 하나의 세계관이 통째로 들어앉아 있는 셈이죠. 지장보살, 끝까지 남겠다는 서원 명부전의 주인공인 지장보살은 정말 인상적인 서원을 세운 분이에요.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이 한 명도 남지 않을 때까지 자신은 성불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전해지거든요. 하… 이 이야기를 처음 알았을 때 괜히 마음이 뭉클했어요. 무서운 심판관들이 빼곡한 공간의 한가운데에 가장 자애로운 분이 앉아 계신다는 게, 이 전각이 전하려는 메시지의 핵심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염라대왕은 다섯 번째 왕이었다 저승 심판관 하면 다들 염라대왕부터 떠올리시죠? 그런데 염라대왕은 시왕 중 다섯 번째 왕이라고 해요.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열 명의 왕 앞을 차례로 지나며 생전의 행적을 심판받는다고 보는데, 처음 49일 동안은 7일마다 한 명씩 일곱 왕에게 심판을 받고, 이후 백일, 1년, 3년째 되는 때에 나머지 세 왕이 심판을 이어간다고 설명돼요. 이 일...

탱화란 무엇일까, 법당 벽을 채운 그림 이야기

  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불상에 눈이 가죠. 근데 말이죠, 그 뒤쪽 벽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그림은 그냥 장식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친 적, 있으시죠? 저도 그랬어요. 이 그림이 '탱화'이고, 알고 보면 법당 안에서 불상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제대로 알게 됐어요. 탱화, 벽에 거는 부처님의 세계 탱화(幀畵)는 불교 사찰에서 불상 뒤나 법당 벽면에 걸어두는 그림을 말해요. 한자로 '탱(幀)'은 그림을 족자나 틀에 걸어둔다는 뜻이라, 말 그대로 걸어두는 불화라고 이해하면 쉬워요. 우리나라 탱화는 고분 벽화의 전통에서 이어져 내려왔다고 알려져 있고, 현재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례는 13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요. 단순히 눈으로 보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 예불이나 명상을 할 때 부처님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떠올리게 해주는 일종의 '보조 도구' 역할을 했던 거죠. 법당마다 다른 탱화의 종류 탱화는 모시는 위치와 그려진 내용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어요. 법당 안을 둘러보다가 "이 그림은 뭘까?" 싶을 때 이 구분을 알고 있으면 훨씬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답니다. 아래 표로 한눈에 정리해봤어요. 탱화 종류 주로 걸리는 위치 그려진 내용 후불탱화 본존불 바로 뒤 부처님의 설법 장면이나 불국토의 모습 신중탱화 법당 한쪽 벽면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들, 중앙에 동진보살 산신탱화 산신각이나 법당 한쪽 산신령과 호랑이, 동자 감로탱화 신중탱화 맞은편 죽은 이를 위한 천도 의식과 윤회의 세계 칠성탱화 칠성각 북두칠성을 불교식으로 모신 신앙 그림 후불탱화, 부처님 뒤에서 펼쳐지는 설법 현장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건 역시 후불탱화예요. 본존불 바로 뒤에 걸려서 법당의 중심을 이루는데, 조선 후기 이후로는 석가모니의 설법 장면을 담은 '영산회상도'가 가장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해요.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

사찰 돌담과 석축, 자연석을 그대로 살린 이유

  사찰 건축 이야기를 몇 편 다루면서도 정작 가장 눈에 안 띄는 부분을 빼먹었더라고요. 바로 건물 아래, 발밑에 있는 돌담과 석축이요. 근데 말이죠, 이 부분을 파보니까 오히려 여기에 신라·고려 사람들의 진짜 기술력이 숨어 있더라고요. 화려한 단청이나 조각상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대단한 이야기가 돌 틈에 있었어요. 왜 사찰 돌담은 삐뚤빼뚤할까 사찰을 걷다 보면 석축이나 기단 아래쪽 돌들이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걸 발견하게 돼요. 반듯하게 자른 돌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울퉁불퉁한 돌들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의도적인 공법이라는 걸 알고 나니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바로 '그랭이법'이라는 전통 기법 덕분인데요, 자연석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그 위에 올라가는 기둥이나 돌을 자연석의 굴곡에 맞춰 깎아내는 방식이에요. 대나무 칼 하나로 완성하는 정밀한 맞춤 그랭이법의 핵심 도구는 다름 아닌 대나무로 만든 '그랭이칼'이에요. 끝이 두 갈래로 벌어지는 이 도구를 주춧돌 역할을 하는 자연석에 한쪽을 밀착시키고, 다른 쪽에는 먹물을 묻혀 기둥이나 석축 부분에 닿게 한 뒤 주춧돌 모양대로 빙글 돌리면, 자연석의 울퉁불퉁한 윤곽이 기둥 밑면에 그대로 그려진다고 해요. 그 선을 따라 기둥을 다듬어서 자연석 위에 얹으면, 마치 톱니바퀴처럼 요철이 정확하게 맞물리는 거죠. 서양 건축이 기둥에 구멍을 뚫어 주춧돌에 고정하는 방식이라면, 우리 조상들은 반대로 자연석의 생김새에 기둥을 맞춰가는 방식을 택한 셈이에요. 하… 이거 알고 나니까 "기술이 부족해서 돌을 안 다듬었다"는 게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는 쪽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진에도 끄떡없는 이유, 흔들림을 흡수하는 구조 그랭이법이 더 대단한 이유는 단순히 보기 좋아서가 아니라 실제로 구조적인 이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기둥과 ...

사찰 장류(된장·간장) 이야기, 시간이 만드는 깊은 맛

  사찰음식 이야기를 몇 편 써오면서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어요. 두부, 나물, 버섯까지 다뤘는데 정작 그 모든 맛의 바탕이 되는 '장(醬)' 얘기를 안 했더라고요. 근데 말이죠, 사찰 장류를 파다 보니까 이게 그냥 조미료가 아니라 스님들의 수행과 정성이 통째로 녹아든 발효 과학이더라고요. 오늘은 이 이야기를 좀 길게 풀어볼게요. 장 담그기,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한국에서 장을 담가 먹은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요. 콩을 발효해 먹는 문화는 중국, 일본에도 있지만, 메주를 띄운 뒤 된장과 간장 두 가지를 동시에 만들어내고, 쓰고 남은 씨간장에 다음 해 새 장을 더해가는 방식은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라고 합니다. 이렇게 이어져 온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최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는데요. 이 전통의 한 축을 사찰이 지금까지도 묵묵히 이어오고 있다는 게 참 뜻깊게 느껴지더라고요. 메주에서 된장과 간장이 갈라지는 순간 장을 만드는 과정을 간단히 짚어보면 이래요. 가을에 수확한 콩으로 동짓달 말쯤 메주를 쑤고, 메주에 자연 발효균을 피운 뒤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킵니다. 이때 메주가 소금물과 만나 우러난 액체가 간장이 되고, 건져낸 메주 건더기는 으깨서 된장이 되는 거예요. 한 몸에서 나온 두 가지 장인 셈이죠. 발효는 결국 미생물이 하는 일이라, 장소와 시간, 담그는 방식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래서 "집집마다 장맛이 다르다"는 말이 나오는 거더라고요. 왜 사찰 장맛이 유독 깊다고 할까 오신채를 쓰지 않는 사찰음식에서 장류는 거의 모든 요리의 간과 감칠맛을 책임지는 핵심 재료예요. 자극적인 양념 없이 깊은 맛을 내야 하다 보니, 장 자체의 품질에 더 많은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던 거죠. 실제로 해인사에서는 2년 가까운 준비 끝에 장독 77개에 된장 135킬로그램씩을 담아 전통 ...

낙산사 템플스테이, 동해를 마주하는 하룻밤

  지금까지 소개한 템플스테이 사찰들은 대부분 산속 깊은 곳이었는데, 낙산사는 좀 다르더라고요. 근데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동해 바다를 마주 보며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낙산사가 유일하다는 거, 자료 찾으면서 처음 알았어요. 산사 하면 떠오르는 고요함에 파도 소리까지 더해진다니, 이건 꼭 경험해보고 싶은 조합이에요. 절벽 위에 세워진 관음성지 낙산사는 강원도 양양 오봉산 자락, 바다를 향한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보전이 중심이 되는 관음성지로,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 중 한 곳으로 꼽혀요. 특히 홍련암과 의상대는 일반 여행객은 들어갈 수 없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니, 이것만으로도 참가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파도 소리로 하는 명상, 낙산사만의 코어 프로그램 낙산사 템플스테이의 핵심은 단연 파도 명상이에요. 홍련암과 의상대에서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명상하는 프로그램인데, 생명력 넘치는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하루 종일 지켜볼 수 있는 건 참가자만의 특권이라고 해요. 여기에 동해 일출이 떠오를 때 맞춰 올리는 해맞이 명상, 108배, 스님과 마주 앉아 차를 나누는 차담, 연꽃등 만들기까지 더해지면서, 프로그램이 촘촘하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게 짜여 있다고 합니다. 체험형과 휴식형, 하루 일정 비교 시간 프로그램 새벽 4시 30분 대웅전 새벽 예불 새벽~아침 발우공양, 경내 산책 오전 약사암 산행, 참사람 선명상 낮 스님과의 차담, 파도 명상 일출 시간대 해맞이 명상, 희망의 씨앗 품기 체험형은 이런 수행 프로그램 위주로 짜여 있고, 휴식형은 정해진 일정 없이 바다를 보며 자유롭게 머무는 방식이라고 해요. 아시죠, 그 느낌? 바쁘게 뭘 하기보다 그냥 가만히 파도 소리만 듣고 싶은 날엔 휴식형이 딱일 것 같아요. 요즘은 호텔과 서핑까지, 확장된 템플스테이 흥미로...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품은 법보사찰

  삼보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작 어떤 이유로 "법보사찰"이라 불리는지는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제대로 알게 됐어요. 근데 말이죠, 알면 알수록 그냥 오래된 절이 아니라 민족의 기록 보관소 같은 느낌이더라고요. 통일신라 때 지어진 가야산 자락의 절 해인사는 통일신라 애장왕 3년(802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고찰이에요. 경남 합천 가야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데, 앞서 소개했던 송광사(승보사찰), 통도사(불보사찰)와 함께 우리나라 삼보사찰을 이루는 곳이죠. 해인사가 "법보사찰"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딱 하나, 바로 팔만대장경을 모시고 있기 때문이에요. 8만 장이 넘는 나무판에 새긴 불심 팔만대장경은 고려 고종 때인 1236년부터 1251년까지, 무려 16년에 걸쳐 완성된 목판 경전이에요. 몽골의 침입을 부처님의 힘으로 물리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정확한 수량은 8만 1,352장에 이른다고 해요. 한 글자를 새길 때마다 세 번 절하는 정성으로 작업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이 경판 하나하나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 당대 사람들의 염원 그 자체였던 셈이죠. 솔직히 말하면 숫자로만 들었을 땐 체감이 잘 안 됐는데, "16년"이라는 시간을 떠올리니 그제야 와닿더라고요. 800년을 버틴 건축의 과학, 장경판전 이 귀한 경판을 지금까지 온전하게 지켜낸 건물이 바로 장경판전이에요. 해인사 안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꼽히는데, 습도와 통풍을 조절하기 위해 바닥에 소금과 숯, 횟가루, 모래를 층층이 깔고, 창문 크기를 남쪽과 북쪽이 서로 다르게 설계했다고 해요. 특별한 장치 없이 순전히 건축 구조만으로 자연 환기와 습도 조절을 해낸 거죠. 게다가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덕분에 임진왜란 때도 피해를 입지 않아, 8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경판이 뒤틀림이나 갈라짐 없이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하니, 이게 진짜 "기술...

불국사와 석굴암, 유네스코가 인정한 신라의 걸작

  경주 여행 책자를 펼치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두 이름, 불국사와 석굴암. 근데 말이죠, 저도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새삼 느낀 게, 이 두 곳이 그냥 "오래된 절"이 아니라 신라 사람들이 통째로 쏟아부은 기술과 신앙의 결정체더라고요. 아직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글을 쓰면 쓸수록 다음 여행지 1순위로 더 확실해지는 느낌입니다. 한 사람이 평생을 바쳐 지은 절 불국사와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10년(751년),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짓기 시작해 혜공왕 10년(774년)에 완공되었다고 전해져요. 무려 23년이 걸린 대역사였던 셈이죠. 재미있는 건 두 곳을 같은 사람이 같은 시기에 함께 지었다는 점인데, 불국사는 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은 전생의 부모를 위해 지었다는 설화가 함께 전해진다고 합니다. 하… 이 이야기 들으니까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 사람의 효심이 그대로 돌에 새겨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불국사, 돌 위에 세운 부처의 나라 불국사(佛國寺)라는 이름 자체가 '부처님의 나라'라는 뜻이에요. 청운교·백운교를 올라야 만날 수 있는 자하문, 그 앞마당에 나란히 선 다보탑과 석가탑까지, 걷는 동선 하나하나가 세속에서 부처의 세계로 올라가는 과정을 그대로 설계해놓은 거라고 해요. 특히 다보탑은 복잡하고 화려한 조형미로, 석가탑은 간결하고 단정한 비례미로 유명한데, 이 두 탑이 나란히 마주 보고 서 있는 구도 자체가 불교 경전 속 이야기를 건축으로 옮겨놓은 거라고 하니, 왜 "국보 7점을 보유한 사찰"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 알 것 같아요. 석굴암, 돌로 쌓은 인공 동굴의 기적 불국사에서 토함산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만나는 석굴암은 더 놀라워요. 자연 동굴이 아니라 화강암 360여 개를 하나하나 쌓아 올려 만든 인공 석굴이라는 거, 아시죠 그 느낌? 둥근 천장(궁륭 구조)을 돌만으로 쌓아 올린 기술은 지금 기준으로 봐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고 평가받는다고 해요. ...

사찰 연못과 연꽃, 불교에서 연꽃이 상징하는 것

  사찰 마당을 걷다 보면 작은 연못을 마주할 때가 있어요. 여름이면 그 위로 연꽃이 몽글몽글 피어나는데요. 근데 말이죠, 이 연꽃이 그냥 예뻐서 심어놓은 게 아니라는 거 아세요? 불교에서 연꽃만큼 상징이 깊은 꽃도 드물거든요. 진흙 속에서 피어도 더러워지지 않는 꽃 연꽃의 가장 유명한 특징은 탁한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도 정작 꽃과 잎은 티끌 하나 묻지 않고 맑게 피어난다는 점이에요. 이 모습이 번뇌와 고통이 가득한 속세 속에서도 깨끗한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그대로 겹쳐진다고 해요. 그래서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도 연꽃 모양(연화좌)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고, 부처님이 걸을 때마다 땅에서 연꽃이 피어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죠. 연꽃과 수련, 헷갈리기 쉬운 두 꽃 사찰 연못에서 흔히 보는 꽃이 연꽃인지 수련인지 헷갈릴 때가 많은데요. 연꽃은 꽃과 잎이 수면 위로 높이 솟아오르는 반면, 수련은 잎과 꽃이 물 위에 납작하게 떠 있다는 차이가 있어요. 잎 모양도 연꽃은 동그랗고 가운데가 갈라지지 않은 완전한 원 모양이고, 수련은 한쪽이 갈라진 하트 모양에 가까워요. 다음에 사찰 연못을 보실 때 한번 확인해보세요. 아시죠, 그 느낌? 알고 보면 은근히 다르게 보여요. 연못이 사찰에 자리한 또 다른 이유 연못은 단순히 연꽃을 감상하는 용도만은 아니었다고 해요. 예로부터 목조 건물이 많은 사찰에서는 화재에 대비한 방화수 역할도 겸했다고 전해지고, 수행 공간의 고요함을 더해주는 요소로도 여겨졌어요. 물 위에 비친 전각의 그림자와 하늘, 그리고 연꽃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명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거든요. 연꽃이 만개하는 시기 연꽃은 보통 7월 초부터 8월 사이가 절정이에요. 이른 아침에 꽃잎이 가장 활짝 열리고, 한낮이 되면 조금씩 오므라드는 특성이 있어서, 연꽃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오전 시간에 방문하는 게 좋다고 해요. 저만 이런가요, 이런 팁 하나 알고 가면 괜히 여행이 더 알차게 느껴지더라고요...

산사의 새벽 안개, 왜 유독 사찰에서 아름다울까

  산사에서 하룻밤 묵어보신 분이라면 아실 거예요. 새벽에 눈 떠서 마당에 나갔을 때 마주하는 그 뿌연 풍경, 진짜 말로 설명이 잘 안 되죠. 근데 이게 그냥 우연이 아니라, 사찰이 자리한 위치 자체가 안개를 부르는 조건을 다 갖추고 있어서 그런 거더라고요. 왜 유독 산사에서 안개가 자주 낄까 안개는 밤사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공기 중 수증기가 응결될 때 생기는데요. 산속 계곡이나 분지 지형은 차가운 공기가 아래로 흘러내려 고이기 쉬운 구조라, 평지보다 훨씬 안개가 자주, 그리고 짙게 발생해요. 대부분의 사찰이 산자락이나 계곡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이런 지형적 특성이 고스란히 새벽 안개로 이어지는 거죠. 아시죠, 그 느낌? 그냥 신비로운 우연이 아니라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안개가 만들어내는 산사만의 풍경 안개 낀 새벽 사찰은 단청의 화려한 색도, 단단한 석탑의 윤곽도 전부 흐릿하게 지워버려요. 대신 그 자리에 남는 건 실루엣과 고요함뿐이죠. 오히려 그래서 더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평소 눈에 띄던 화려함이 사라지고 절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분위기, 그러니까 고요와 여백만 남는 순간이거든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사진으로만 봐도 이 장면에서는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고요. 템플스테이에서 만나기 좋은 시간 새벽 안개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역시 템플스테이만 한 게 없어요. 도량석과 함께 새벽 4~5시쯤 마당에 나서면, 아직 해가 완전히 뜨기 전 옅은 어둠과 안개가 겹쳐진 풍경을 볼 수 있거든요. 앞서 소개해드렸던 여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들도 대부분 이 시간대에 새벽 예불이 진행되니, 자연스럽게 이 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계절별로 다른 안개의 얼굴 안개도 계절 따라 느낌이 달라요.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엔 일교차가 커지면서 안개가 유독 짙고 자주 끼는 편이고, 여름철엔 비 온 다음 날 새벽에 계곡을 따라 피어오르는 안개가 장관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요. 봄가을엔 상대적으로 옅고 은은한 안개가 산 능선을 감...